뇌경색이 발생했을 때 다소 뚱뚱한 사람이 증세를 가볍게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종의 비만의 역설이다. 뇌경색은 뇌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팔·다리 마비나 언어 장애가 오는 질병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팀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급성 뇌경색 환자 2670명의 입원 당시 뇌경색 중증도와 비만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가장 뚱뚱한 환자 그룹이 제일 마른 그룹보다 뇌경색 증세가 중증일 확률이 3분의 1에 불과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의 의식, 신경학적 기능 등을 수치로 평가하는 `초기 뇌경색 강도 점수`를 기준으로 7점 이하는 경증, 8점 이상은 중증 뇌경색으로 분류했다. 비만도는 체질량지수(체중(㎏) ÷ 키 제곱(㎡))를 기준으로 ▲21.2 이하 ▲21.2~23.0 ▲23.1~24.5 ▲24.6~26.2 ▲26.3 이상 등 5단계로 나눴다.

분석 결과 가장 비만도가 낮은 환자 그룹(21.2 이하)의 중증 뇌경색 발생률을 기준(100%)으로 체질량지수가 한 단계씩 높아질수록 중증 뇌경색이 각각 65%, 48%, 39%, 31%로 점점 낮아졌다. 이처럼 뚱뚱할수록 가벼운 뇌경색 초기 증상은 3개월 뒤 예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서 상대적으로 뇌경색 후유증이 마른 환자 그룹보다 적은 경향을 보였다. 일단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뚱뚱한 사람의 증세가 가벼웠고, 나중에 장애도 적었다는 의미다. 이런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 그룹이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승훈 교수는 “최근 비만의 역설은 다양한 질환에서 보고되고 있지만 왜 그런지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면서 “비만 세포에서 나오는 면역 물질과 관련 있거나 뚱뚱한 사람이 건강관리를 더 열심히 해서 뇌경색 위험 요인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증의 경우에도 다소 뚱뚱한 환자가 가볍게 증세를 보여서 생존율이 마른 사람보다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비만한 사람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증 발생이 더 적다는 뜻은 아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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